2013/07/17 17:12
(좌판 원고 정리하다가 판화가 이윤엽의 말에 한참 머물렀다.)

김규항 = 선생 그림에선 어린 시절을 건강하게 보낸 사람만이 갖는 기운이 느껴진다는 사람들이 있어요. 어땠나요.

이윤엽 = 정말 끝내줬죠. 저를 키워준 팔할은 우리 동네에 있던 저수지와 냇가, 그리고 동무들이었어요. 늘 거기에서 그들과 놀았죠.

김규항 = 가난했나요.

이윤엽 = 엄청 가난했어요. 아버지는 실직자였는데 이따금 일용직 일 가시고 어머니는 닥치는 대로 일했어요. 저희 집만 가난한 게 아니라 그 동네가 ‘하꼬방 동네’였어요. 수원 시내에서 밀려난 사람들, 근처 삼성전자의 ‘공돌이 공순이들’이 방 한 칸씩 다닥다닥 붙어사는 동네였거든요. 그러나 제 어린 시절은 완벽했어요. 마음껏 놀았으니까. 요즘 애들 정말 어떻게 사는 건지 모르겠어요. 가난해도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다는 걸 부모들이 잊은 것 같아요.

2013/07/17 17:12 2013/07/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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