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18 11:35
오래 전 박노해 씨가 한참 진보운동을 ‘철지난 운동’이라 말하고 다닐 때, 한 선배가 혀를 차며 그랬다. “운동에도 족보가 있다는 걸 기억하면, 어머니도 있고 아버지도 있고 삼촌도 있고 증조할머니도 있다는 걸 기억하면 저러긴 어렵겠지.” 운동 사회의 위계나 권위주의를 강조하는 말이 아니라, 진보운동이란 혼자의 일이 아니며 면면한 역사 속에 내가 존재한다는 말이었다. 이소선 여사의 삶은 그 자체로 우리 진보운동 역사의 한 장이다. 영화 <어머니>는 투사로서보다는 한 인간으로 여사를, 그의 쓸쓸한 말년을 담았다고 들었다. 고래가그랬어에 연재했던 그의 아들 전태일의 전기만화가 생각난다. 나는 열사 전태일이 아니라 인간 태일이를 그려내길 바랐다. 그리스도 예수를 이해하는 방법이 인간 예수를 이해하는 것이 듯, 아이들이 열사 전태일을 이해하려면 인간 태일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토요일에 <어머니>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다. 아직 안 본 분은 함께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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