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3 12:00

나꼼수를 잘 듣지 않습니다. 김어준 씨와 개인적으로 가깝고 그의 생각을 정확하게 아는 편이라 굳이 듣지 않아도 어떤 내용인지 짐작하고도 남기 때문입니다. 두어 편은 들어보았는데 제 짐작에서 벗어나는 지점이 없기도 했습니다. 사실 나꼼수의 내용은 언제나 '하나'지요. 하여튼 그런데, 며칠 전 어느 장기투쟁 사업장의 노동자와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데 그가 노선배가 유시민, 심상정 씨와 함께 출연한 '나꼼수 떨거지 편’ 이야기를 했습니다. 노선배가 '참회의 시간'에 서울시장 선거에서 완주한 이야기를 추궁 받고는 ‘한명숙의 낙선에 영향을 줄지 몰랐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더라는 것입니다. 그 노동자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라며 망연해 했습니다. 다음날 몇몇 친구들과 그 이야기를 했는데 역시 비슷한 생각들이었습니다. 어제 트위터에 지나가듯 적었고 노선배가 답을 달았지요.

“노회찬 씨가 나꿈수 '떨거지 편'에서 서울시장선거 완주 건에 대해 '그렇게 많이 득표할 줄 몰랐다'고 했다지요. 정치적 입장의 변화야 그의 선택이라지만 지나친 비굴함은, 글쎄요.”

“그렇게 말한 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라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내가 한명숙의 낙선에 영향을 줄지 몰랐다'는 뜻의 발언이 아니었다는 말씀인가요.”

"그렇게 많이 득표할 줄 몰랐다"는 제 말은 '한명숙이 그렇게 많이 득표할 줄 몰랐다'는 뜻이었는데 주어가 없으니 '내가 그렇게 많이 득표할 줄 몰랐다'로 오해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쪽이든 ‘한명숙의 낙선에 영향을 줄지 몰랐다’는 취지인 건 마찬가지지요. 어쨌거나 발언 당사자가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하니 오해가 있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 오늘 아침에 나꼼수 해당 편을 들었습니다. 1시간 즈음부터 그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역시 ‘한명숙의 낙선에 영향을 줄지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습니다.

그 발언은 김어준 씨를 비롯하여 선거의 의미를 반한나라당의 차원으로만 보는 사람들에겐, 그래서 그 완주를 부정적으로만 보는 사람들에겐 공감과 설득력을 가질 것입니다. 하지만 독자후보로 출마한 진보정당 후보(이자 당 대표)가 할 말은 아니었습니다. ‘한명숙이 이기든 지든 무작정 완주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현실적이고 현명한 고려가 있어야겠지요. 그러나 진보정당 후보가 선거에서 굳이 자유주의 후보와 별개로 독자 출마하는 건 당선인가 낙선인가를 떠나 ‘선거라는 공간을 활용한 정치활동’이라는 고유한 의미가 있다는 걸 아실 겁니다. 그 의미가 없다면 진보정당은 영원히 자유주의 정당의 부속물일 수밖에 없으며 굳이 따로 존재할 이유도 없습니다.

노선배의 발언엔 그 부분이 완전하게 생략, 혹은 무시되어 있습니다. 만일 노선배의 발언이 선거 당시의 생각이라면 노선배는 독자후보와 완주라는 선택을 지지한 진보신당의 당원들을 기만한 셈입니다. 그리고 “떨거지”가 된 입장에서 진보신당을 탈당한 지금 입장에서 하는 말이라면 ‘비굴한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25년 이상 반복되어 온 '비판적 지지'와 '묻지마 연합'이 진보정치를 망가트려왔다고 생각합니다만 지금 그걸 두고 논란을 벌일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노선배에게는 ‘진보정치의 독자성’보다는 ‘민주당이나 국참당이나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이나 반한나라당 전선에서 하나로’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좀더 중요하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적어도 독자후보로 출마했을 때나 진보정당 대표로 일할 때보다는 더 그렇겠지요. 노선배의 상황을 그 상황에 대한 제 견해와 무관하게 존중합니다.

마찬가지로 저는 노선배가 스스로 평생을 지켜온 가치와 옛 동지들을 존중하길 기대합니다. 저에게 나꼼수에서 노선배 발언을 전하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라고 말한 노동자의 심정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노선배의 발언이 ‘노회찬과 심상정은 노무현 유시민하고는 다른 진짜 노동자 편’이라 믿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었음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노선배와 심상정 씨가 떠나버리고 예순다섯의 홍세화 선생이 진보신당 당대표로 나서서 분투하고 있습니다. 일생을 평당원으로 살길 바랬던 그가 그런 짐을 떠맡은 고뇌를 존중하는 건 이념이 아니라 인간적 예의일 것입니다. 생각과 노선은 달라졌더라도 옛 동지들에 대한 존중심을 가지시길 거듭 기대합니다.

그리고 우린 행로에서 차이는 있을지언정 궁극적인 목표는 여전히 같지 않은가요.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2011/11/13 12:00 2011/11/13 12:00

트랙백 주소 :: http://gyuhang.net/trackback/2423

  1. Subject: 비굴.. 변절?

    Tracked from 행복하기! 2011/11/14 08:54  삭제

    이제 곧 30살이 된다. 내가 이렇게 살 줄은 몰랐다. 2년 전, 장교로 전역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태국으로 건너가서 무에타이 선수를 하겠다며 떠들고 다녔는데.. 굳이 태국이 아니더라도 난 그저 ?

  2. Subject: pompa pembesar penis

    Tracked from pompa pembesar penis 2015/04/27 12:43  삭제

    GYUHANG.NET ::

  3. Subject: toys

    Tracked from toys 2015/12/31 14:01  삭제

    GYUHANG.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