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밤, 자는 줄 알았던 김건이 눈이 동그래져서 달려왔다. “아빠, 휴지통 옆에 개미가 네 마리나 있어!” “그래?” “아빠, 어떡해?” “어떡할래?” “죽일까?” “개미들이 널 해쳤어?” “물지도 모르잖아.” “물었어?” “아니 물지도 모른다고.” “ 김건이 개미집에 갔다고 개미들이 죽이면 좋겠어?” “아니.” “개미처럼 작은 동물이든 인간처럼 크고 잘난 체하는 동물이든 생명은 다 같은 거야.” “맞아.” “아빠는 40년이나 살았지만 인간이 개미보다 낫다는 생각이 하나도 안 들어. 아빠 생각엔 인간이 제일 나쁘고 어리석어.” “그럼 어떡하지?” “그냥 같이 살지 그래.” “개미하고?” “걔들은 휴지통 옆에서 살고, 너는 너대로 살면 되지.” “그럴까?” “너무 많아지거나 물면 아빠가 해결해 줄게.” “어떻게?” “단 것으로 유인해서 밖에 내놓든가 하면 되지.” “알았어.” “개미들 어떻게 사는지 잘 관찰해 봐. 걔들도 사람하고 똑같은지. 엄마도 있고 친구도 있고 이야기도 하고 사랑도 하는지.” 김건은 한참을 휴지통 옆에 엎드려 들여다보더니 이 그림을 그렸다. 돋보기 반대편에서 김건을 보았을 개미들은 김건의 마음을 알았을까. 어쩌면 그들은 인간이라는 동물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간처럼 대놓고 제 종족을 잡아먹는 동물은, 잡아먹히면서도 저항할 줄 모르는 동물은 어디에도 없으니.
댓글 ::
미약하나마 머릿속에 박제된 이념쪼가리가 아닌 삶의 방식으로서 사회주의를 소망하는 학생입니다.
간혹 체제에 대한(좁혀 말하면 경제체제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면 누군가 물어옵니다. "그럼 자본주의가 아니면 당신은 도대체 어떠한 체제를 원하는가? 이제 와서 실패한 현실 사회주의의 경제체제로 돌아가자는 이야기 인가? 확실한 대안은 있으면서 그렇게 이야기 하는건가? "하는 이야기들 말이죠.
경제학적인 적정수준의 지식이 없는 저로서는 그러한 상황이 오면 솔직히 할말이 없어집니다. "그래 사회주의를 소망한다면, 실패한 현실 사회주의를 넘어서는 체제를 소망한다면 우리는 어떠한 방법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가?"하는 의문이 저 스스로도 떠나지를 않습니다.
규항님도 또한 현실의 이 강고한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서기를 소망하시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군가 규항님에게 그러한식의 질문을 한다면 규항님께서는 어떠한 답변을 하실건지요? 궁금합니다. 부디 답변을..
맞는 말씀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눌러 죽이는 개미, 그렇게 알량한 권력으로 많은 것들이 죽어갑니다.
ps.
박병규/ 적정 수준의 경제학적 지식이 없더라도 이렇게 이야기할 수는 있겠습니다. "그럼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사회가 겨우 이정도란 말이야?"
흐르는 숨결/ 테스트는 블로그코리아 등을 이용해 주시지요.
신세기 소년 파브르를 보다가 개미와 같은 곤충은 머리-가슴-배의 세부분으로 이루어져있다는 잊혀진 지식을 다시 떠올렸는데.... 그댁에 사는 개미는 네부분으로 되어있네요 호호.
박병규님.
저도 그런 ‘질문 아닌 질문’을 받습니다.
중요한 건, 사회주의란 그 자체로 존재한 게 아니라 자본주의 때문에 생겼다는 사실입니다. 자본주의가 사람을 마구 잡아먹으니까 자연히 그에 대한 대응이 생겼는데 바로 그게 사회주의인 것이지요. 그걸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질문은 ‘사회주의의 비현실성’을 지적하는 듯하지만, 실은 ‘자본주의에 대한 무지’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사회주의란 그 자체로 존재한 게 아니라 자본주의 때문에 생겼”으니, 자본주의에 무지한 사람은 ‘사회주의의 필요’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 사람에게 ‘사회주의의 비전이나 실제’에 대해 설명할 책임을 느낄 이유가 없고, 설명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니 먼저 이렇게 답하시기 바랍니다. “자본주의에 대한 당신 생각부터 들려주시겠습니까?”
그 다음 얘기는 다음에 하지요. '그가 자본주의의 문제를 제대로 알고 있을 경우'에 말입니다. 물론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자본주의의 문제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그런 '질문 아닌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박병규님, 공감합니다. 저도 늘 그런 질문에 난감하고 답답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열심히 궁리하고 있기는 한데, 아직은 순전히 머리만 굴리는 중이라서. 책도 보고 해야할텐데... 어쨌거나 제가 궁리 끝에 생각해 낸건 그런 질문 자체가 우습다!는 겁니다. 1번 아니면 2번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만 한다는 것인데, 사지선다, O/X에 길들여져 온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더 나은 세상은 꾸준히, 그리고 치열하게 생각하고 찾고 만들어 가는 것이지 이미 있는 것 중에서 고르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요즘 광화문을 가득 메운 촛불들을 보면서도 O/X 문제를 푸는 것처럼 보여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듭니다. 아, 이건 좀 오버인가요? ^^; 어쨌든 계속 더 나은 삶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에구, 댓글쓰는 동안 규항님 글이 올라왔네요. 머쓱해지네요^^;; 하지만 저도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건이 그림, 참 좋네요. 휴지통 대신 다른게 있었다면 건이에게도, 개미에게도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건 저희 집과 제 딸에게, 그리고 도시 아이들에게 모두 마찬가지겠지요? 개미들과 아이들에게 더 아름다운 그림이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콩아줌마님.
예술은 과학과 다른 것 아니겠습니까..ㅎㅎ.
요안님.
제 답이나 요안님 답이나 같은 내용인 걸요. 그나저나 개미 앞에서 '사회' 이야기를 하려니 참 외람되지요?..ㅎㅎ.
공감합니다. 사실 그림을 오래 들여다본 이유는 분방한 글씨체 때문이었습니다. 'ㅁ'(미음)도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적었더군요... 아마도 김건은 저도 모르게 여러가지 방식들을 실험중일 지 모르겠네요... 호호
저는 자본주의에 무지하지만 사회주의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습니다.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에 대한 반작용으로 태어났다는 것도 알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초적인 문제부터 헷갈립니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반대말입니까? 보완발전의 개념입니까?
언뜻 둘 중 하나 고르라는 이분법적 강요는 어리석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질문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말'이라면 사회주의자는 자본주의를 (어쨌든) 전면부정 하는 것입니다. '보완발전'이라면 자본주의의 장점은 인정하고 단점은 바로잡겠다는 것이겠지요.
규항님께서 사회주의를 자본주의의 '반대말'로 해석하신다면 더 할말은 없습니다. 질문할 것도 없고 들을 답변도 없습니다. 그것은 (자본주의 안에서) '차악'의 선택의 반복을 통해 최선의 상태로 나아가는 방식이 옳다는 제 생각과는 거리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저는 여전히 규항님의 신념을 응원하겠지만, 그 이상의 지지는 하지 않을 겁니다. 그 사이엔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르고 있으니까요. (사실 그 강의 수위가 요즘들어 한뼘 정도 높아진 느낌입니다.^^)
그러나 사회주의를 자본주의의 '보완발전'의 개념으로 본다면, '이상적 사회주의'와 '이상적 자본주의'는 결국 같은 소실점에 위치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사회주의'라는 단어는 제 기능(자본주의의 버그 수정)을 다 하고 나면 의미가 사라져 버리겠지요. 물론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로 대체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문도 생깁니다만... 아무래도 그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습니다. '복권'을 사려는 사람이 지구가 멸망하는 그 날까지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자본주의의 복권적(?) 속성은 어쩔 수 없는 매력을 풍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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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반대말입니까? 보완발전의 개념입니까?
이것도 너무 '질문 아닌 질문'인가요?^^;
사회주의가 자본주의 반대말이냐 아니냐가 무슨 의미가 있나요?
빨강색의 반대말이 파란색인가요? 하는 질문과 별다를 것이 없어보입니다.
'반대말'이라는 개념 자체가 이미 자의적인걸요. 기준과 카테고리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른 양상을 띌 수 있을 테지요.
무한대의 직선 위, 그 위의 어딘가에 위치되어질 뿐 반대의 개념 혹은 정반합의 보완발전 개념으로 이해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나저나,
팍팍한 세상에 아이 하나를 내어 놓는 것이
(그 아이의 의지와 전혀 상관도 없이, 그리고 관심 많이 기울여주며 잘 키울 자신도 없이 말이죠)
너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아이는 갖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다가도
김규항씨 글을 읽다보면 자꾸 아이를 기르고 싶어집니다. ^^
결혼, 출산, 육아. 등등 고리타분하게도 여성으로서의 '의무'라고 생각되어져 거부감이 드는 것에 자꾸 밀어넣고 계시는군요. 흐흣.
예전에 사회주의가 자본주의 때문에 생겨난것이지 그자체의 존재는 아니라는 말을 듣고 많은 고민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념이 아니라 현실에서 체험으로 보여주는 사회주의를 구축(?) 하는것이 중요하겠지만 ..자본주의에 대한 무지를 이해하는것이 우선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마쌔리님.
그래서 사회주의에 여러 갈래가 있는 것이지요. 고마쌔리님 표현을 빌면, '보완발전' 개념의 사회주의도 있고 '반대' 개념의 사회주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갈래든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의 필요'에 대한 최소한의 동의를 공유합니다. 최소한의 동의를 공유하지 않는 상태, 혹은 대상과 '사회주의 논의'를 하는 건 공허한 일입니다. '호기심'이나 '악의'에 성실하게 응대하는 건 사람의 의무도 좌파의 의무도 아닙니다. 한국 사회가 어떤 상태인지부터, '지금 여기'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부터 차근차근 생각해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규항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저는 이렇게 느껴집니다.
"예술이 과학이고 과학이 예술이다."
(좀 더 살아가면 다르게 느껴지려나...?) ^^
Novembian님.
싱거운 의견이지만, '알아서 할 일'입니다..ㅎㅎ.
hyang님.
그 역시 맞는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또한 과학이 말하려고 하는 것과 예술이 말하려고 하는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성서를 역사(과학)책이라 이해하면 성서의 무수한 통찰과 함의를 놓치게 됩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예술을 망가트린 건 과학(적 예술 이론)이 예술을 지도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같기도 다르기도 한 게 과학과 예술 아닐까요.
Novembian님 /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의 '반대'도 아니고 '정반합의 보완발전'도 아니면, 우리가 사회주의를 얘기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단순히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서의 '사회주의'입니까? 그렇다면 그게 꼭 '사회주의'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적어도 저에겐) 사회주의가 얘기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Novembian님께서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하신 그 질문 속에 숨어 있습니다. Novembian님께는 저 글이 공허한 말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에겐 오랫동안 품어 왔던 비교적 절실한 질문입니다. 그래서 저 짧은 글을 쓰는데 1시간 30분 동안 점심 걸러가며 썼다 지웠다를 반복한 거구요. 그만큼 그에 대한 답을 얻고 싶었던 겁니다.
김규항님 / '사회주의에도 여러 갈래가 있다'는 말씀조차 낯설게 들릴만큼 사회주의에 대해 무식한 저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선 절대적으로 반성하며 공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불만도 함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 공간이 '호기심 천국'이 아니란 걸 알고 있습니다. 규항님이 황수관 박사가 아니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시시콜콜한 것에 말트집 잡고, 의견교환이 아닌 감정교환일 뿐인 코멘트에 대해선 피로감도 느끼셨을 겁니다. 특히 최근엔 더 그러시리라 믿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의'는 아니더라도) '호기심'에 대해선 좀 더 열린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 블로그는 다른 곳에서 학습을 '빡세게'한 다음 서로의 논리를 겨루는 '진검승부'의 장은 아닐 겁니다. '사회주의'에 대해 공부한 사람만 '사회주의'에 대해 발언권이 주어지는 꽉막힌 공간은 아닐 겁니다. 제가 여기를 '매일' 들르는 이유는 내 목소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질문과 누군가의 답변이 제 생각에 조금씩 수정을 가하고 있는 걸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규항님이 쓰신 위와 같은 답변을 보면 다른 사람들이 의견을 자유로이 낼 수 있을까요? '내가 혹시 말실수를 하는 건 아닌가? 이런 질문하면 가서 공부 좀 더하고 와서 질문하라는 답변이 오지 않을까?' 하고 위축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곳이 딱딱한 식빵처럼 굳지 않았으면 합니다.
- 두 분 답변 감사 드립니다.^^
Novembian님,
거부감, 충분히 이해 합니다.(충분히 이해한다는 말도 거북하긴 하군요^^;;용서하십시오) 그러나 결혼, 출산, 육아 등등은 '여성으로서의 의무'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본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와 이야기 나누고, 그림 그리고, 노래 부르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배어 나오는 것이 육아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세상은 아이를 닥달해서 학원 더 많이 보내는 것을 육아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 만큼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딸과 함께 6년을 보내면서 점점 사회주의를 소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거부감에 대한 이해는 어른들이 자주 '그만 낳을거야? 아들 하난 있어야지' 하실때마다 드는 강함 거부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고마쌔리님.
이야기라는 건 단계가 있다는 것이지, 어느 단계 이상만 말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제가 말한 '호기심'이라는 것도 '가벼운 궁금함'을 뜻합니다. 박병규님처럼, 진지하게 사회주의를 고민하는 사람은 그런 가벼운 질문에도 큰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그럴 필요없다는 것이지, 고마쌔리님을 두고 한 얘기는 아닙니다..ㅎㅎ.
어느분이 저를 보고 '자생적 사회주의자'란 말
씀을 하시더군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제가 생각없이 내뱉은 말투가 그럴지는 몰라도,
저는 전혀 그런것과는 관련이 없이 사는 사람이라고
이젠 절망처럼은 아닐지 몰라도 확신하는 처진데 말입니다.
하긴 뭐 이런 이야기에 과거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그러네'라고 받아들이는 정도로도 장족의
발전이라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그건 앞세대들이 '그 공과가 어찌되었든'
싸운 결과로 받은 선물임이 분명할텐데 말이죠
아무리 생활이나 돈에 찌들어 있어도
'어딜 가도 일하는 사람이 제일 아름답더라'
는 말이 아직도 가슴을 울리는 걸 보면
아직은 정신이 덜 늙은 모양입니다.
이오덕 선생님이
"육체가 늙는건 숙명이지만, 정신이 늙는건 선택이다"
라고 김규항씨에게 말씀하셨다는데,
육체도 이제 젊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물론 나이드신 분들은 아직이라 말하겠지만)
정신은 선택이고 자시고 할거 없이 자연스럽게 그런 단계에 접어든
모양입니다만,누구처럼
'그람시의 유령이 아직도 우리 주변을 떠돌고 있다'
라는 식의 말따위는 절대 하고 싶진 않습니다.
뭐......더러운 성격이나 욱하는 성질로 봐선
그럴 소지는 다분한데 말이죠.....하하
(이런 리플 생뚱맞지만;; 앗, 게다가 저의 첫 리플인데...^^;;
소근소근..저 있잖아요..
결혼해서 아이 낳으면..'항'이라고 이름지을거예요..
허락해주실거죠..? ㅋ..건이 아버님;; 화이팅! 건이두화이팅!)
"개미"를 보니 김수영산문 중에 "모기와 개미"라는 글 마지막부분, 솔제니친의 시가 생각나는군요. 요샌 김규항님의 블로그보는게 제겐 큰 낙입니다. 고맙습니다.
쩝 잠자리에 누었다가 다시 일어나서 ㅠ.ㅠ...걍 혹시나 도움이 될까 박병규님 하고 고마쎄리님께 제 경험이랄까 좀 말씀슴드릴까 합니다..
저도 20대 시절에 사회주의라는 '이념'땜에 무지 고민했었습니다..머가 그리 어려운지..그리고 또 엄청 무거운 것처럼 보이기도 했구요 ㅋ..지금도 그부분을 '논리'로 바라본다면 그 '어려움'과 '무거움'은 가시지 않았겠지요 ㅎ.ㅎ..근데 요즘은 그런 점은 많이 가셨답니다^^;;
왜 가셨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이념'에 대해서 무얼 더 많이 잘 알게 되서가 아니고.. 그 '이념'의 바탕에 대한 공감이 실제 생활에서(특히 아이를 키우면서) 내 맘에 많이 들어오게 된거죠..또 하나 굳이 들자면 내 자신속에 잠재 되어있던 그 '이념'에 대한 편견이나 두려움..이딴 불순물들을 더 잘 응시하게 됐다는 점도 있고요..
아마 님도 그 논리에 대한 알음알이 보단.. 어차피 자본주의에서 태어난 이상.. 어쩔수 없이 가지게 된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수한 마음의 눈으로 인간과 사회를 응시하는 노력을 계속 경주하신다면 그 문제에 대한 '무거움'과 '어려움'도 먼가 아주 단순해 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진리란 건 때로는 붉은 열정도 필요하지만 아주 平心해질 필요도 있습니다^^;;
ps)이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께 1가지 제안할까 합니다..누구의 글에 대해 댓글 달때 아무개/ 이런식으로 /달고 이야기 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걍 누구님 이렇게 서두에 호칭을 달고 하면 되지 싶은데 ㅎ.ㅎ 제가 예민한 건가요?
아참 전 F급 좌파도 몬됍니다 ㅠ.ㅠ..예전에 주의에서 대충 들은 이야기론 전 우파중에선 젤 좌쪽에 있고 좌파중에선 젤 우라는 핀잔을 많이 듣곤 했답니다 ㅋ
Novembian님.
싱거운 의견이지만, '알아서 할 일'입니다..ㅎㅎ.
라는 맞긴 하지만 먼가 불성실하다고 느껴지는 -ㅅ- 규향님 의견에 제 멋대로 사족을 붙인다면(_ _)..
아이를 적어도 "부모보단 이 세상에..혹은 이 세상이.. 좀 나은 인간으로 키우기"라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그럼에도 세상과 나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희망과 먼가 제대로 해보고 싶은 '착한' 욕망이 마음속에 상충하면서 끓고 있는 것이라면..
마음이 가는데로 알아서 하십시오..ㅎ.ㅎ 그건 결국 알아서 해야 할 '선택'과 그에 충실할 '각오'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ps) 근데 대략 어째 맞추어 지더라구요..ㅎ.ㅎ 특히 아이는 하나를 주면 열을 되돌려 주는 확실한 동지입니다 ㅋ
처음 인사드립니다.
얼마 전 이동권연대 대표로 있는 박경석님의 인터뷰를 하신다고 들었는데, 언제쯤이면 내용을 볼 수 있을지 혹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그럼,
많은 분들의 의견, 매우 감사하게 봤습니다.
소통이란 역시 중요한 것이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얼마전 '선택'을 보고 다시 한번 장기수분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현실은 아직도 저렇게 견고하구나 하는 생각들, 결국 지금의 나는 껍데기 일수밖에 없는것인가 하는 의문들.
갈길은 아직도 너무 멀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대한민국"에서의 우리의 삶이 조금은 더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모두들 건필하세요.
코쿤님.
"육체가 늙는건 숙명이지만, 정신이 늙는건 선택이다" 는 이오덕 선생이 저에게 하신 말이 아니라, 이오덕 선생님을 생각하며 제가 쓴 말입니다. 물론 선생은 그 말을 몸소 보여주셨지요.
술님.
'그럴 가치가 있느냐'고 물으셨다면 이견이 있습니다만..ㅎㅎ.
규석님.
고마운 말씀입니다. 반갑습니다..ㅎㅎ.
삼문님.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요즘 저나 그분이나 좀 경황이 없고, 그렇지 않더라도 제가 인터뷰를 여러번 하는 스타일이라 그렇습니다. 진전이 있으면 바로 여기 알리겠습니다. 혹시 인터뷰 일정과 특별히 관련되는 일이 있어 그런다면 이야기 해주시지요.
'호기심'에 관한 대화를 잘 들었습니다.
늘 저를 난감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과장을 좀 섞자면, 간혹 '한 한기 세미나'를 할 내용을 '질문'하는 분들을 볼 때 답답해지곤 합니다. (어떨 때는 '한 학기 세미나' 정도가 아니라 평생 고민해야 할 과제로 잡아놓고 있는 부분을 겁없이 '질문'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질문들에 '불친절'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그 고민들이 소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대답은 그 사람의 삶 속에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다른 누군가의 의견'은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결국 자신의 삶(지식의 습득까지를 포함한)이 스스로 가르쳐 주겠지요.. 차라리 겸손하게(?) 이런 고민들을 할때는 어떤 책을 읽는(영화든 그림이든) 것이 도움이 되겠느냐고 묻는다면 아는 범위내에서 참고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저처럼 공부하고는 담 쌓은 사람들은 그런 질문에조차도 적절한 대답을 드리기가 곤란할 경우가 많습니다. 책에서 배워 알게 된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더 아이러니칼한 것은.. 그런 요령부득의 질문을 하시는 분들을 붙들고 막상 그럼 제대로 당신의 고민에 천착하는 세미나를 한번 맘먹고 시작해 볼까..라고 제안을 하면(저는 그런 돈 안되는 일도 곧잘 합니다. 그게 제 나름의 실천이라고 생각하고),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거나 또는 처음엔 '호기심' 때문에라도 반색을 하다가도 이내 시들해져서는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꽤 보았습니다. 그럴 때는 '호기심' 자체를 소중하게 여기는 제 자신이 참 한심스러워보이기도 합니다. 삶의 진정성이 다 걸리지 않은, 그것의 해명을 위해 다른 일에 쓸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고 싶지는 않은, 그저 문득 생각났을 때 누군가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었으면 좋겠을 뿐인.. 그것을 '(지적 자극의 원천으로서의) '호기심'이라고 말해야 할지조차 때로 의문스럽기도 합니다. 그건 그냥 '호사취미'라고 해야 하는 건 아닌지....
주절주절 수다가 길어졌습니다.
아직 제 머릿속에서도 정리되어 있지 않은 생각의 실마리들일 뿐이어서 그럴겝니다..
더는 글 안남기려고 했는데 똥개님 덕에 또 한 번 흔적을 남기게 되네요.
저 같으면 누군가 '한학기 세미나 할만한 내용'의 질문을 했다고 해서 '겁없이 질문한다'는 식의 표현은 쓰지 않을 겁니다. 정말 뭘 모르고 그랬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겁없는 질문자'를 좋아합니다. 예의에만 어긋나지 않았다면 설령 '1 더하기 1'이 뭐냐고 물어보면 '2'라고 답해줄 것입니다.
요컨대 질문의 내용이 자신이 대답해야할 수준보다 낮거나, 자신의 판단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면, 그건 '제가 답해드릴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고 말하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거기까지 입니다. 질문자의 질문에 진정성이 들어있는가, 호기심 차원인가, (님의 표현처럼) '호사취미'인가 등의 가치판단은 답변자의 몫이 아닙니다.
똥개님은 자신의 황당했던 경험을 표현하고 싶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님의 글은 여기 서른 개가 넘는 코멘트의 맥락으로 들어왔을 때, 읽는 사람에 따라선 꼭 '나 들으라고 하는 말씀인가' 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왜 지금 그런 얘길 들어야 하는가 의아해 하고 있을 겁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그것은 마치 형한테 '숙제' 물으러 갔다가, 숙제는 안 가르쳐 주고 '인생설교'만 듣고 나온 기분입니다. 난 그저 1 더하기 1이 뭐냐고 물으러 갔는데, 그게 궁금해서 갔는데, '물고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면서 수의 개념에 대해 한바탕 듣고 나온 기분입니다. 뭐 그것도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일 겁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 우리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억 안 나세요? 저는 항상 이렇게 투덜거렸답니다.
'우씨, 내가 다시는 형한테 숙제 물어보나 봐라!'
꼭 고마쌔리님 들으라고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
저의 경우엔 1 더하기 1이 뭐냐고 묻는 아우에게 수의 개념에 대해 한바탕 설명을 늘어놓는 형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2라는 '명쾌한' 답을 듣고 난 후에는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또 1 더하기 1이 뭐냐고 질문하게 될 것 같아서요. 그래서 똥개님의 말씀처럼 자신의 삶, 경험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게 아닐가 생각해 봅니다. 평생을 흙과 지내오신 농부 어르신은 '주말농장이나 가꿔볼라는데 농사 어떻게 짓는거에요?'라고 질문하는 세련된 도시 중산층 젊은이에게 뭐라 답하실까 궁금해지는군요.
그나저나 개미 앞에서 계속 '외람'된 이야기만 늘어놓게 되는군요. ^^;;
요안님. 제가 앞에 쓴 비유는 적절치 않았습니다. '수의 개념'까지 설명해주는 형은 어쨌든 고마운 존재니까요. 하지만 저는 똥개님의 글에서 그런 느낌은 못 받았습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이렇게 고치고 싶네요.
나 : 형, 1 더하기 1이 뭐야? / 형 : 그 답은 이미 네 맘 속에 있단다.
PS) 똥개님 요안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실패한 사회주의는 없죠.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에 패배했을 뿐. 그 승리와 패배가 이념 싸움의 결과는 아닙니다. 경제 싸움에서 패한 거죠.
ㅎ.ㅎ 근데 고마쎄리님 혹시 이름이 갱상도 말로 "고마 쎄리~이라.. 이 자슥아.. 마이 무따 아이가 그런거 아닌가요 ㅋㅋㅋ"
술 먹다 뻘쭘한 립 보탭니당 ㅋ
아이고야..술 먹고 더 퍼지기 전에 ㅎ.ㅎ
먼저 요기서.. 괜시리 고생하는 건이랑 개미 제군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미리 드리고.. 담에 립 다시는 분들도 당근 그분들에 대해서 먼가 예의를 차리시길 -ㅅ-
낮에 똥개님 립을 보고 좀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었읍니다..제 경험을 먼저 말씀드리자면..15년 정도 down族이다가 눈팅族5년 그 뒤에 이렇게 어딘가에 글쓴 경험은 겨우 1년 정도입니다..그거도 요기 계신분들이 아시면" 머 그런데?" 할 정도로 아주 정치적 의식하곤 전혀 관계없는 데였습니다..그런건 기대하지도 않았죠..
대략 봐서 인터넷 시각 정보에 대해서는 눈팅하는 사람 10명 중 1사람이 자기 의사를 표명합니다..더군다나 규항님처럼 사람을 쑤시는 글을 중심으로 모이는 사람들중에서 더군다나 의사를 표시한다? 그거 무지 힘든 일입니다 ㅎ.ㅎ ..전 똥개님이 부박하다 여기셨던 그분들이랑 박병규님하고 고마쎄리님은 전혀 다를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한가지는 우리가 차가운 모니터 뒤에서 만나지만 그 사람의 마음을 좀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제가 자다가 일어나서 그분들에게 드린 말씀은 내용은 아무것도 아니었을런정 하다 못해 조금이나 덜 쓸쓸하지 않았을까하는 마음이 있어서 입니다..넷은 차지만 사람이 그럴 이유는 없지 안나요? 넷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특성에 대해서 조금만 여유를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쩝..쩝..누가 오뎅탕 제대로 끓이는 거 갈치주면 조켔다 ㅠ.ㅠ
전에는 씨네21에서 칼럼을 즐겨 읽었었는데 이런 블로그가 있었군요. ^^
개미의 생활 잘 읽었습니다. '고래가 그랬어'라는 어린이 교양지가 궁금하네요.
뭐 어른이 읽어도 좋겠지만 우리집에 그 책을 읽을만한 어린이가 없군요.^^ 그 책은 몇세부터 읽으면 좋을까요?
제 딸은 만 3세이고 한글은 아직 모릅니다.
우리집 꼬마가 커서 자라는 동안 '고래가 그랬어'도 늘 학생들 곁에 함께 하기를 소망해봅니다.
ㅎ.ㅎ 고래는 한마디로 '위력적'입니당 ㅋ 제 아들넘이 10살인데 고래를 제일 좋아합니다..며칠전엔 이렇게 묻더라구요 "아빠 전태일 이야기가 실화야?" 속으론 좀 놀랬지만 암치도 않은 듯 "응 그거 실화 맞어" 하고 슥 지나쳣죠 ㅎ.ㅎ..가끔 물어보면 전태일 이야기가 젤 재미있다..거북바위가 젤 잼있다..이런 식으로 자꾸 바뀌는 걸 보니 전부 다 재미 있나 봅니다^^;;또 글로 본거 "인권이야기'등의 이야기도 스스로 하는 걸 보고 대략.. 아니 무척 놀라곤 합니다..
정기구독도 안하고 그 책 나오면 "호야.. 새책 나왔다"라고 은근슬쩍 이야기하면 무지 조릅니다..그러면 좀 개기다가 서점에 가서 사와서 모르는 척 던져주는 거로 아빠 점수좀 올리죠 ㅎ.ㅎ 그 잔머리땜에 계속 수동으로 책을 구해줄라고 합니다..아이 맘에 책이 자리잡으면 그땐 당근 자동모드로 -ㅅ-
요즘은 고래를 만드시는 분들이 다 제 아이놈의 스승이라는 생각도 합니다..학부모로써 고맙다고 소주라도 한잔씩 대접하는 기 예의인뎅 이거 나원참 멀어서 ㅋ..언제 서울 가는 길에 출판사에 들러서 필자님들에게 음료수 한박스라도 대접하곤이가빠진 처음 3권도 수동모드로 구해줄라 합니다 ㅎ.ㅎ
정영수님 따님이 한글을 깨우치는가는 고래를 읽을 수 있는가라는 거하고 그렇게 깊이 관련지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제가 아이를 키워 본 경험으론 아이들은 꼭 문자로만 사물을 접수하진 안터라구요..그냥 던져 주십시오..첨엔 그림부터 보면서 아마 자기 나름대로 접수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고래의 메뉴는 매우 다양합니다..고래를 어른들 관점으로 너무 무겁게만 생각하는 건 '고래'를 두번 죽이는 일입니다 ^^;;
오늘 처음 들어와서 멋도 모르고 이런 말씀드리는 지 모르겠습니다만, 규항님의 블로그에 위키체제를 적용시켜보는 건 어떤지요? 댓글들이 너무 길어서 내용파악이 심히 어렵습니다.
제가 가끔 들르는 위키사이트가 있는데, 거기에서 사용법을 알려주더라구요..
www.no-smok.net
냠.. 정말 세상은 다양해서 좋네요...
제가 노상 활동하는 어느 출판 관련 사이트를 둘러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1 더하기 1을 묻는 질문에는 2라고 대답해 드리는 편입니다. 최대한 친절하게..
오히려 제가 난감한 건.. '수가 뭐죠?'라는 질문이죠. 1더하기 1을 물었는데 수의 개념을 장황하게 강의하는 게 아니라(전 그럴 능력 없습니다) 애당초 수가 뭐냐고 물으면 정말 말문이 막힐 수밖에요. 애당초 문제가 되었던 얘기는 '사회주의'에 대한 것이 아니었던가요? 그것이 선의의 호기심이라면, 아마 방대한 독서와 또 많은 사람들과의 토론 과정이 필요할 겁니다. 그걸 1더하기1은 2라는 식으로 대답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단언컨대 없을 것이며, 그런 식으로 대답할 수 없는 문제를 그렇게 대답하는 것은 때로 매우 위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만일 그조차도 아닌 '호사취미'에 지나지 않는다면, 아마도 '사회주의의 의미와 역사적 전개 및 전망'에 대한 잘된 요약이 필요한 거겠지요? 그런 요약을 만들어서 공개하는 사람은 물론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고마운 사람이지만, 요약이란 어차피 스스로 만들 때 온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된다는 거 경험해 보신 분들은 다들 잘 아시지 않나요? 인터넷을 통해 이러저러한 주제들에 대해 퍽 괜찮은 요약들이 돌아다니게 되면서 많은 분들이 그런 게 아무때나 자기가 보기에 잘 아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질문하면 그냥 거저 생기는 것인 것처럼 오해하는 걸 많이 보았습니다. 세상에는 자기가 자기 노력으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그런 노력을 하기 위한 길잡이로서 다른 사람의 노력의 결과를 구할 때조차도 그 노력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거지요. 그건 불친절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전에 농담으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가끔 이런저런 토론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초등학교 때 배웠어야 했을 것을 배우지 못해서 엉뚱한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죄소한 겸손하기라도 하면 좋겠는데, 그런 사람들일수록 더 막무가내인 경우가 많지요. 그럴 때 저는 아주 불친절해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지요. 초등교육은 의무교육인데 국가가 제대로 제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왜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그거 하라고 국가가 나한테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닌데... 물론 자원봉사하는 심정으로 할 수도 있지요.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시민사회에서 그 부분을 어쩔 수 없이 감당할 때도 있고 그 많은 부분들을 무급의 자원봉사로 해결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제게 마땅히 그래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무례를 참아내야 할 의무는 더더욱 없겠지요. 그래서 그 부분이 오해되지 않도록 세미나 하자는 사람 있으면 돈 안 되는 일이라도 기쁜 마음으로 하기도 한다는 좀 민망한 자랑처럼 보일 얘기까지 덧붙였는데도 여전히 오해가 심하시네요. 불친절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서 시간을 두고 자신의 노력을 들여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를 두고, 누군가가 요약해 놓은 것만을 손쉽게 구하려 드는 태도가 바람직한 건 아니지 않나요? 누구에게나 하루는 24시간뿐입니다.
똥개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굳이 구구절절 읊으실 필요는 없었던 것 같네요. 결국 저 위에서 했던 말씀의 동어반복이니까. 똥개님이 하신 말씀이 틀렸다는 게 아닙니다. 그건 똥개님만의 느낌도 아니고, 누구나 그런 경우에 불쾌감을 느낍니다. 요안님의 비유처럼, '주말농장이나 가꿔볼라는데 농사 어떻게 짓는거에요?'라는 질문은 농사꾼을 황망하게 만들기에 충분하지요. 근데, 제가 똥개님께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이 부분이었습니다. 제 글에 답해야 했던 부분은 이 부분이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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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개님은 자신의 황당했던 경험을 표현하고 싶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님의 글은 여기 서른 개가 넘는 코멘트의 맥락으로 들어왔을 때, 읽는 사람에 따라선 꼭 '나 들으라고 하는 말씀인가' 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왜 지금 그런 얘길 들어야 하는가 의아해 하고 있을 겁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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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똥개님의 글이 맥락속에서, 꼭 '나 들으라고' 하시는 말씀인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말씀입니다. 따라서 똥개님은 '그래, 사실 너(희) 들으라고 했던 소리다'라던지, 그게 아니라 '글의 맥락과 관계없는 개인적인 경험담이다'라고만 대답하셨으면 될 일이었습니다. 그러면 저도 똥개님의 리플에 따라 감사의 글이든 사과의 글이든 남겼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기분이 안 드는군요. 그리고 어제는 화가 나진 않았는데 지금은 똥개님의 태도에 좀 화가나는군요. 죄송한 말씀이지만 똥개님의 글이 제겐 대단히 오만하게 들립니다. '말씀'에 동의하지 않는 게 아니라, 그런 말씀을 하고 계신 똥개님의 '말투'가 대단히 거슬립니다. 그들이 아무리 한심해 보여도 '자원봉사' 운운 하시는 건, 제 얼굴 깎아먹는 말씀 밖에 안됩니다.
아울러 똥개님께 지금 필요한 건 세미나를 할만큼의 지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듣는 훈련이 아닌가 싶습니다. 질문자의 의도와는 전혀 관계없는 자기 얘기만 일장 늘어놓으면, 아무리 주옥같은 말씀이라도 듣는 사람은 그저 황당할 뿐입니다. 설마 지금 이 글의 요지도 파악 안되세요? 제가 왜 씩씩거리는 지 정말 이해 안 되세요? 핵심부분에 밑줄이라도 그어 드릴까요?
다소 무례하게 들렸다면 똥개님께 사과 드립니다. 그리고 '개미의 생활'과 관계없는 코멘트를 본의아니게 많이 달아서 방문자 분들께 죄송하구요. 이번이 마지막 글입니다. 역시 저는 듣는 게 체질인 모양입니다. 앞으로는 경청 하는 학생으로만 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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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김규항님께 건의사항 있습니다. 저도 방문자의 한사람으로서 본 글이랑 관계없는 리플은 쓰는 것도 읽는 것도 싫습니다. 다른 분들도 동감하실 겁니다. 이 번엔 제가 본의 아니게 총대(?)를 맨 처지가 되었지만, 앞으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걸로 충분히 예상됩니다? "자유게시판" 같은 건 따로 하나 만들어 붙일 수는 없는 건지요?^^
ps) 고마쌔리님. 건의사항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소중한 의견 주시는건 어떨까요?
전 고마쌔리님의 의견에 충분한 공감을 했거든요.
의견의 다양성(차이가 크든작든)이 인정되는
규항님의 블로그라면 얼마든지
가능한것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