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04 17:00
040304.jpg

김건의 입학식에 잠깐 들렀다. 학교와 관련한 내 기억들이 하도 끔찍하다 보니 김단의 입학식 때는 긴장도 좀 하고 이런저런 생각들도 많이 했는데 이번엔 ‘이 녀석 찾아서 사진이나 한 방 찍고 빨리 돌아가야지’하는 생각뿐이었다. 학교가 내가 다니던 시절보다는 좋아졌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적어도 초등학교는 말이다.

대안학교 이야기도 많이들 하지만, 나는 아이를 제 사는 동네 아이들이 다 가는 학교에 보내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좋은 것만 본다고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아이는 나쁜 것을 보고 때론 나쁜 것에 고통 받으며 나쁜 것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배움으로써 좋은 사람이 된다. 대안학교가 ‘동네 학교에 보내기도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이 얼마든 다닐 수 있거나, ‘주류 사회와 맞서는 인간’을 길러내는 곳이라면 고려해볼 수도 있겠지만. 현재 대안학교는 그런 곳은 아니다.

나도 아비이고 나도 학교를 다녔는데 김건이 나에게서 독립할 무렵까지 겪어야 할 고통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남 겪는 걸 제대로 겪지 않고는 남과 더불어 살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없으니. 김건의 제도 사회 진입을 아프게 축하한다.
2004/03/04 17:00 2004/03/04 17:00

트랙백 주소 :: http://gyuhang.net/trackback/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