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24 09:13

“작년 이후 본 가장 근사한 영화는 <멋진 하루>와 <똥파리> 였어. <멋진 하루>는 놀랍도록 세련된 영화야. 하정우 캐릭터도 참 흥미롭지. 오늘 세상이 말하는 온갖 악덕은 다 가진 캐릭터잖아. 게으르고 무책임하고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그런데 실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라는 게 드러나지. 인간적이고 진실하고 놀랍게도 사적 소유 개념이 없는 사람이지. 삶에 대해 되새겨보게 하는 영화야. 하정우 연기 잘한다는 건 <비스티 보이즈>에서 선수 소개 장면 보면서 알았어. 그걸 보며 저 친구는 악마구나 싶더라. <똥파리>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영화야. 그래서 너무나 안쓰러운 영화이지. 그 영화가 대변하려는 사람들은 대개 그 영화를 보지 않으니까. 오히려 그 영화가 조소하는 사람들이 그 영화를 보고 온갖 상찬을 늘어놓지. 주변부에 내몰린 사람들의 아픈 현실을 그려낸 수작, 뭐 이러면서 말이야. 대체 이런 모순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 거지?” 어제 고래 식구들과 점심 먹다 영화 이야기가 나와 수다가 되었다. 내가 <똥파리> 여고생 역은 대단한 캐스팅이라고 했더니 인혜가 <삼거리극장>에 나왔던 친구란다. 보다 말아서 몰랐다고 하니 그 재미있는 영화를 어떻게 보다 마냐고 타박이다. 현선도 너무나 재미있었다고 거들고. 궁지에 몰린 내가 외계에게 어땠냐 물으니 역시 보다 말았단다. 내가 웃으며 결론을 내렸다. "삼거리 극장, 중년 남성이 싫어하는 영화." 졸지에 중년남성이 된 외계가 허리를 꺾고 웃고.

2009/06/24 09:13 2009/06/2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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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가장 편안하게, 정많은 자유주의자의 이탈

    Tracked from Lain in Borderland 2009/06/25 14:03  삭제

    한국인은 정 때문에 좌파가 되기 쉽다고 나는 생각한다. 정많은 한국 자유주의자에게 김규항 선생의 "가장 편안하게" 는 절대 편안할 수 없는 글이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 게시된 김규항 선생?

  2. Subject: free xbox one

    Tracked from free xbox one 2014/04/29 06:48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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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ubject: No Sick Fish

    Tracked from No Sick Fish 2014/06/03 13:4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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