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10 11:02

그 무렵의 일이다. 예수께서는 갈릴리 나사렛으로부터 오셔서 요르단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마가 1:9)

예수는 '갈릴리 나사렛' 출신이다. 이것은 단지 지역적인 의미가 아닌 매우 사회적인 의미가 있다. 왼쪽으로 지중해를 끼고 요단강을 따라 세로로 길게 뻗은 팔레스타인 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맨 아래가 유대, 가운데가 사마리아, 그 위가 갈릴리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곳은 역시 예루살렘 성전이 있는 유대 지역이다. 사마리아는 유대와 갈릴리의 가운데에 있으면서도 이방 지역 취급을 받았다. BC 721년 팔레스타인에 쳐들어온 앗시리아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순혈주의를 파괴하기 위해 3만여 명의 앗시리아인들을 이주시켰고 그 결과 사마리아엔 혼혈이 많았다. 갈릴리 사람들이 유대 지방을 가거나 유대 사람들이 갈릴리 지역을 갈 때는 '더러운 사마리아인을 피해' 요단강 건너로 멀리 돌아가곤 했다. 사마리아 사람들도 반발심에 자신들의 성전을 따로 세우고 그들과 완전히 절연했다. 갈릴리는 팔레스타인을 통틀어 가장 비옥한 땅이고 “바다”라 불릴 만큼 큰 갈릴리 호수에선 물고기가 많이 잡혀 어업이 성했다. 그러나 갈릴리 사람들은 매우 가난했다. 그들이 경작하는 땅은 대부분 예루살렘에 사는 지주들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갈릴리 사람들은 지배계급과 로마의 이중적 착취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갔는데 상황은 점점 더 나빠져만 갔다. 게다가 갈릴리 또한 외세의 침략으로 적지 않은 혼혈이 생겼던 지역이었다. 사마리아처럼 이방 지역으로까지 취급되지 않았지만 유대 사람들에 의해 심한 차별과 천대를 받았다. 갈수록 더해가는 가난과 차별 속에서 갈릴리 사람들의 저항 의식은 늘어만 갔다. 끊임없이 소요와 봉기가 일어났고 대개의 갈릴리 청년들은 과격한 사회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불의하고 고통스러운 세상을 바꾸기 위해 싸우고 또 죽어갔다. 예수는 바로 그런 참혹한 현실 속에서 성장했다. 예수는 마치 오늘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에 압살당하는 팔레스타인의 소년처럼, 동네 형들과 삼촌들이 불의한 현실에 저항하다 줄줄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예수가 갈릴리 출신이라는 건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메시아관에 걸맞지 않는다. 메시아는 당연히 유대 지역에서 와야 했다. 특히 그들에겐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다윗의 후손이 메시아가 된다는 믿음이 있었다. “베들레헴아, 너는 비록 유다 부족들 가운데서 보잘것없으나 나대신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 너에게서 난다.”(미가 5,1) 마태와 누가복음은 짐짓 억지스럽게 예수가 유대 베들레헴에서 태어났다고 적는다. 마태복음에서 예수는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지만 메시아의 탄생 소식을 들은 헤롯이 어린아이들을 모조리 죽이려 하자 이집트로 피신했다가 갈릴리로 돌아온다. 누가복음에서 예수의 부모 마리아와 요셉은 갈릴리에서 살지만 인구조사를 위해 고향인 베들레헴으로 가다가 예수를 낳는다. 그러나 한 사람의 고향은 그 사람이 태어난 순간에 머문 곳이 아니라, 부모가 살고 어린 시절을 보낸 그 사람의 사회문화적 원형을 만든 곳이라는 점에서 예수는 분명히 유대 사람이 아니라 갈릴리 사람이다. 갈릴리에서 온 메시아. 그는 메시아이되 영광의 왕으로서 메시아가 아니라 인민들의 고통스런 삶과 함께 하는 메시아로서 예고된 것이다. 알다시피 오늘 대개의 사람들에게 예수는 갈릴리에서 온 메시아도 유대에서 온 메시아도 아닌 '교리 속에서 온 메시아'다. 그 연원은 4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325년 최초의 기독교인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는 니케아에 있는 제 별장에 세계의 주요한 주교들을 모아 놓고 회유와 협박으로 예수가 '하느님과 동일본질'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한다. 당시 예수의 정체성에 대한 논쟁은 자유로운 편이었는데 대체로 예수가 하느님과 같은 존재라는 의견보다는 예수가 사람보다는 높지만 하느님보다는 낮은 존재라는 견해가 우세한 편이었다. 콘스탄티누스는 처음엔 그런 신학논쟁에 별 관심이 없었으나 이내 예수가 하느님의 지위를 얻으면 자신의 지위도 함께 격상된다는 점을 간파했다. 교리의 통일을 통해 자신의 통치력을 한껏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어쨌거나 그런 정치적 의도로 내려진 결정은 더 이상 다른 견해들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정이 오늘 우리가 알고 있는 기독교 교리의 뼈대가 되었다. 그 후 오늘까지 거의 모든 지식과 신앙에서 예수는 교리 속의 주인공으로 출발한다. 오늘날 대개의 사람들은 예수가 정말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떻게 활동했으며 무엇을 꿈꾸었는지 왜 죽임을 당했는지 따위는 모조리 생략한 채, 그를 단지 교리의 주인공으로만 기억한다. 정말 예수는 단지 교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그 고단한 삶을 살았단 말인가? 이성으로든 신앙으로든, 예수를 '갈릴리에서 온 사람'으로 보느냐 '교리 속에서 온 사람'으로 보느냐 하는 것은 예수의 정체성을 선택하는 결정적인 지표가 된다.

2008/12/10 11:02 2008/12/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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