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26 21:29
규일이는 비행 없는 날엔 어김없이 광장에 나간다. 광장에서 데모 마치고 한잔 할 때 이따금 전화를 한다. “형.” “어디야.” “광화문 나왔어요.” 어제도 밤새 고생하다 새벽에 들어갔단다. 괜한 오해가 생겨 한 동안 못 보기도 했지만 녀석과 안 게 벌써 7년이다. 한 동네에 살 땐 둘이 별의별 유치한 짓을 다하며 놀았다. 둘이 밤새 술 먹고 동생 녀석들 불러내선 폭우 속에 자전거를 타고 오대산 계곡에선 장난감 고무보트로 래프팅을 하는가 하면 동네 술집에서 고딩처럼 패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워낙 청소년기를 거칠게 보낸 놈이라 이따금 행동이 넘치긴 하나(품위 있는 그의 아내 경옥이 아니었다면 진즉 사람 꼴을 잃었을지도) 좋은 녀석이다. 녀석은 끊임없이 진리를 향해 걸어가고 그리고 무엇보다 남들이 말로 떠들 때 제 몸으로 뛰어든다. 오늘도 광장에 나갔을까? 그 유별난 성질과 그 각별한 정의감에 다치기라도 할까 걱정이다. 마음은 그렇지만 녀석이 전화라도 하면 물론 이렇게 말할 것이다. “형은 30년째 데모하는데 동생이 이제 한 달 데모하면서 고생 좀 더 해야지?” 그럼 녀석은 예의 굵은 목소리로 대꾸할 것이다. “그럼,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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