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01 12:41
산악자전거는 구조상 두 가지로 나뉜다. 앞과 뒤 모두 샥이 달린 풀샥과 앞에만 샥이 달린 하드테일. 풀샥은 노면에서 오는 충격 흡수가 좋아 승차감이 부드럽지만 페달링시 힘손실이 일어난다. 하드테일은 뒷바퀴쪽 노면 충격을 모두 받아내야 하지만 페달을 밟으면 앞으로 쭉쭉 뻗어나간다. 오르막에선 하드테일이 내리막에선 풀샥이 유리한데 오르막에서 풀샥은 뒷바퀴가 덜 튐으로써 접지력은 나은 점도 있다. 산꼭대기까지 매고 올라가 내려쏘기만 하는 다운힐 전용 자전거들은 물론 모두 풀샥이다. 그러나 일반적인의 의미에서 산악자전거, 즉 비포장 임도를 달리는 XC(크로스컨트리) 라이딩에선 두 가지가 병존한다. 산악자전거가 레저 쪽으로 흐르면서 전반적인 추세는 풀샥이다. 이름난 산악자전거회사들은 페달링시 힘손실을 최소화하는, 이른바 바빙 없는 풀샥 자전거를 만드는 데 사활을 걸고 있기도 하다. 자이언트의 NRS나 스페셜라이즈드의 에픽, 캐논데일의 스캘펠, 록키마운틴의 ETX, 산타크루즈의 VPP 따위가 그 결과물들이다. 뭐든 군더더기를 싫어하는, 그리고 안락한 것보다는 조금 불편한 것을 오히려 편안해하는 성격으로 볼 때 나는 하드테일 쪽이 틀림없다. 그런데 애초부터 선물 받은 자전거로 시작한 터라 풀샥만 타왔다. 적당한 중고 하드테일로 바꿀 수도 있었지만, 타는 것만으로 호사인데 뭘 알아보고 바꾸고 요란인가 싶어 몇해 동안 그냥 지내왔다.

두어 달 전 마음 다져먹고 하드테일로 바꾸었다. 처음 며칠은 엉덩이도 딱딱하고 지오메트리도 달라져서 허리가 뻐근했지만 얼마 안가 이게 자전거로구나, 하게 되었다. 전엔 자전거가 나와 자연이 소통하기 위한 매개 혹은 도구였다면 이젠 나와 자전거의 관계가 느껴진다. 몸과 기계의 대화, 근육과 금속의 교감 따위를 조금씩 느끼는 것이다. 자전거 정비 공부도 조금씩 하게 된다. 왜 진작 바꾸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서둘러 바꾸었다면 이만큼 깊은 맛은 못 느꼈겠지 싶기도 하다. 신중해서 좋았고 바꾸어서 좋다. 하긴 사는 일이 다 그렇다.
2007/07/01 12:41 2007/07/0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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